이달의 전시

작 가 명 :  최 은 지

전시기간 : 2022.11.25(금) ~ 12.4(일)

전 시 명 : 청년작가초대전

이미지 수집, 재구성된 자화상

 이미지 수집, 재구성된 자화상


 감각, 사물 투시, 상상 조합, 파괴심리 등등. 이런 용어들이 현대미술가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자 지침인 냥 여기게 된 것은 더 이상 새삼스러울 게 없다. 현대미술가들의 탈렌트가 비정형, 무정의의 양식에 기반하기 때문일 것이다. 복잡하고, 중의적이며, 자아중심적인 사고방식의 ‘현대’를 응시하는, 화가의 시선은 어디로 향하고, 어디에 머물까. 최은지는 타인의 이미지와 마주치고 겹쳐지는 내면의 상(像)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것을 조합하고 대입한 자화상을 고안해냈다. 먼저 SNS나 온라인 매체가 쏟아내는 이미지들을 캡쳐하거나 저장하는 일이 작업의 단초다. 수집된 이미지들을 재구성하면서 내면이 드러내는 비정형의 양식, 사물을 투시하며 재해석한 자신만의 감각을 비로소 드로잉 한다.

 재구성된 이미지들은 살아가는 동안 습관처럼 굳어진 자신의 이미지기도 하다. 작가는 이렇게 구축되고 재구성된 이미지들의 파편 뒤에 숨어 세상을 훔쳐보기도 하지만, 현대인들의 고독과 모순, 위선에 허탈해한다. 그러면서도 자신 역시 같을 수밖에 없음을 고백하며, 고해성사하듯 내면의 이미지들을 스캔해 낸다. 시대의 불안, 불안을 인지하고 증폭하는 현대인의 모순된 심리를 자신의 내면과 타자의 이미지들과 혼재해 놓고서. 어떤 점에서는 작가 역시 도피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도 하다. 불안을 숨기며 매일매일이 재구성된다는 위장의 자신을 고백하듯이. 

 겹쳐지며 파편화된 꽃의 이미지들 속에는 숨은 그림처럼 사람의 표정이 삽입되어 있다. 의도와 상관없이 리얼리티(형상)에 대한 애정으로 읽힌다. 이 작업 이전에는 조셉 로루쏘(Joseph Lorusso, 1966~ 미국)의 스냅 모티브를 연상할만한, 생활의 단편들이 주제였다. 리얼리즘(사실)  방식에 식상했는지, 아니면 의식의 여유로움이 너무 낭만적으로 여겨졌던 것인지, 작가는 새로운 여행지를 찾았고 그 여정에 선뜻 나선 것이다. 어쨌거나 내면으로부터 비롯된 위기의식은 작가에게 형식과 내용 모두를 리모델링하게 했고, 감각의 전환을 요구받았음을 눈치채게 된다.  

 최은지의 부친 역시 예술가다. 부녀 화가인 셈이다. 기질 면에서나 의식 면에서나 아버지의 영향이 기저에 깔려있음은 부인키 어렵다. 그녀의 그림에서 풍기는 수채적 느낌은 오랫동안 수채화에 매진했던 이력에서 비롯된다. 작가의 고민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귀소할 지점이 어디인가를 알고 있지만, 그 지점은 농무 속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모든 존재는 결국 자신의 자화상으로 귀결된다.” 

즈음갤러리 관장 송재진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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