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약력
1987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1991 :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2010 : 개인 작품집발간(도서출판BMK-영문/한글)
1991~2023 : 개인전 52회(국내/해외-미국, 호주, 일본, 룩셈부르크, 미얀마)
2005~2023 : 아트페어/비엔날레/부스전 21회(국내/해외-미국, 일본, 이탈리아)
2005~2019 : 국제교류전/워크샵 기획 6회(국내/호주)
1987~2023 : 단체전 약230회(국내/해외-미국, 중국,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미얀마)
현재 : 전업 작가
website : www.kch.pe.kr
작품소장
국내: 전직대통령, 울산시립미술관, 영담한지미술관, 울산시청, 울산시교육청, 롯데호텔, 통도사, 현대예술관(현대중공업), 울산문화예술회관, SMS Korea, Actiontech Co., Ltd., 울산시교육청 외국어교육원, 주)한국타이베이 대표부 부산사무처 등 국내 개인소장 다수
국외: 호주-골드코스트시청, 개인소장 다수. 미국-IVY TECH(Community College, 블루밍턴) 외 개인소장, 독일/이탈리아/룩셈부르크/캐나다/일본/뉴질랜드/중국– 공공기관/개인소장
생명의 환희(Vital Fantasy)
아트랩즈음 대표 송재진
‘지구촌의 역동적인 모습을 현장에서 그리는 화가(Soul Travel Painter – Dynamic Plein Air Painting)’라고 스스로 규정할 만큼 김창한은 ‘현장성’을 중시하는 화가이다. ‘나의 내면에서 내 피가 속삭이고 있는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라고 한 헤르만 헤세. 김창한은 현장과의 접속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서 피가 속삭이는 소리를 증폭시켜 듣는다. 현장은 존재의 본질을 대상이 아니라 사건으로 접속케 하는 시공간이다. 접속의 순간, 화가는 ‘생명의 환희’라는 사건 속에 휘발되고 만다. 사물은 잠깐 동안 변함이 없는 사건일 뿐이며, 고정불변의 실체는 ‘환상’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때문인지 몰라도 화가는 ‘재현’ 대신 자신의 내면을 변형시킨 들뢰즈식 ‘형상’에 조응하는 태도를 취한다.
자칫 ‘클리셰(cliché)’로 폄하될 수 있는 풍경 예술은 이렇듯 김창한에 이르러 변형되고, 주체화된 ‘환(幻)’의 예술로 탈바꿈되는 것이다. 화가는 현장과의 접속에 대해 ‘가슴으로 느낀 감동을 머리속으로 구상’하는, 프로세스(process)를 언급한다. 이는 옛 사람들의 화론이기도 한 ‘흉중성죽(胸中成竹)’에 맞닿은 태도다.
특히 후반기 삶을 관통해 온 매화 시리즈는 무아지경에 빠져야만 내면의 독특함이 표출되는 것 같다고 화가는 말한다. 한국적인 소재(四君子)라는 보편성에다 자신의 감성과 현대적 감각을 이입하려는 의도 따위는 부차적이다. 무엇보다 현장감을 중시하는 태도가 주제와 형식을 선택케 했고, 작업의 몰입도는 관객의 공감도를 동반 상승시켜 나간다. 헤프닝(happening) 또는 과도한 엑션처럼 느껴질 만한 퍼포먼스(performance)는 현장을 무대화해가는, 화가만의 노하우가 된 지 오래다.
김창한의 현장 의식은 남다르다. 결코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다. 자연 공간이든, 도시 공간이든, 그것이 외국의 관광지 한복판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이 직관하는 장면과 일체감이 형성되면 거리낌 없이 캔버스를 펼쳐놓는다. 이런 담력과 집중력으로 말미암아 호기심이나 심지어 경외감을 느낀 외국인들이 작가에게 친밀감이나 친절을 베푸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식사에 초대하는 것은 물론, 잠자리나 짐(화구나 그림)을 맡겨놓게 하는 선의를 배려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여행자의 입장에선 여간 기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화가는 호주를 시발로 유럽과 중국 등 세계를 종횡무진하면서 지구촌 화가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듯 화가는 접속을 중시하는 태도로써 현장을 자신의 사건으로 만들어 버린다. 과수원의 사과나무나 통도사의 매화, 바다의 일출, 서핑 등은 예술의 동기를 무한 리필해주는 대표적 사건들이다. 이런 사건들로 인해 화가만의 형식인 난무하는 필선, 일탈된 구도, 직관의 형태, 청색이라는 기조색 등이 생성되지 않았을까. 환희는 속도를 동반하는 감정이기에 더욱 그렇다. 수많은 필선들을 엉키고 설켜가며 내면을 구체화하는 직조 능력. 예술이 행위와 동떨어지지 않음으로써 김창한은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다.
김창한은 근래 몇 년간 봄이면 영주 선비촌에 캔버스를 펼쳐놓고 매화를 그렸다. 외유내강의 매화 이미지를 위해 한겨울 희방폭포까지 현장화했다. 고향에서 개최하는 첫 전시라는 점에서 매화뿐만 아니라 사과와 같은 소재 역시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