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전시

이승현 초대전
"한글 그림"

전시기간 : 2024. 11. 23(토) ~ 12. 1(일)   

회화 

이승현  Lee SeungHyun


개인전 6회 2011-2024 상주, 서울, 제주
2023 한라미술인협회 특별기획전 ‘Turning Point 2023’
2022 탐라미술제 제주가치전
2021 경북예술장터
2020 찾아가는 미술관 ‘경북 서양화의 맥’
         경북아트페스티벌 국제전-벨기에
         제주미술제
2019 제주도립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 ‘제주작가 조명전 99+1
         구미아트페어, 상주미협전(1987~ ), 경북미술협회전 
         미술동인 경북선전
현재, 한국미협상주지부, 한라미술인협회, 시상작가회 회원

주소: 상주시 상산로 동아아파트 상가 2층 202호 이승현색채연구소
Mobile: 010-9313-3098
E-Mail: lsh1446@hanmail.net
포털사이트: ’이승현한글그림‘(검색어) 

초대의 글

개념과 추상, 그리고 형상


아트랩 즈음 대표  송재진


 이승현의 한글그림 작업은 어떤 점에선 난해하다. ‘개념미술’도 ‘문자추상’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한글의 글꼴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양하게 개척해가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남관의 ‘문자추상’은 문자 고유의 추상성과 조형으로서의 추상성이 화학적으로 결합되지만, 이승현의 작업은 물리적으로 결합된다는 게 특이하다. 문자가 조형으로 풀어지지 않고, 개념과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는 점에서 그렇다. 어떤 때에는 추상적인 화면 위에서, 또 어떤 때는 풍경(한라산, 하늘, 바다 등)을 배경 삼아 ‘존재’를 드러낸다. 때로는 원시 동굴 벽 위로 그림처럼 떠오르는 것 같은 환영을 주기도 하다. 

  이번에 전시하는 그의 작품들은 크게 세 갈래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했던 5번의 개인전 일부 작품들이다. ‘아리랑’, ‘감’, ‘웡이자랑(제주자장가)’ ‘소리’ 등을 주로 다룬 것들인데, 캔버스에 물감을 수없이 겹칠하고 나서, 그 표면을 연마했을 때 나타나는 바탕효과를 살려서 그린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는 이 작업을 ‘퇴적과 침식작업’이라고 부른다. 둘째는 최근에 제작한 60x60cm 캔버스에 제주어, 고어, 일상용어를 다양하게 표현한 것으로서 역시 ‘퇴적과 침식 작업’으로 이루어진 한글 그림들이다. 세째는 코로나가 발생시킨  ‘집콕 그림’이라는 것인데, 캔버스 3호, 6호 크기의 종이에 붓(아크릴물감)으로 매일 한 점씩 그린다. 그 그림에 대한 설명과 일상에 관한 기록이 바로 ‘집콕 일지’이다. 그는 지금도 그 일지를 페이스북과 블로그 두 곳에 똑같은 내용으로 매일 올리고 있다.(포털 검색어 이승현한글그림) 이 작업에서는 제주어와 고어가 꽤 많은 것이 눈길을 끄는데, 근래에 와서는 주로 ‘새날’, ‘새 꿈’, ‘오늘’, ‘새빛’, ‘날아올라’ 등과 같은 ‘자기 성장’과 관련된 말들이 추가되면서 다양해지고 있다.

  ‘현대미술가는 이미지로 철학하는 이미지 사상가’이다.(김옥렬) 이승현의 이미지는 언어에 대한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그는 한글 중에서도 특히 제주어(濟州語)와 고어(古語)의 상관관계를 찾는 일에 유난히 집착하는 듯하다. 단순히 회화적 응용을 위해 문자를 발굴하고 발췌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뜻과 발음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인다. 제주어에는 고어의 흔적이 꽤 많이 남아있다는 판단 아래 그 연원에 대한 탐구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 그는 제주어가 몇십 년 사이에 엄청나게 변해버린 것에 대해 아쉬워한다. 아마도 그의 ‘조형의식’ 속에는 그렇게 사라져가고 있는 고향 언어에 대한 동경, 그리움 같은 것이 잠재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승현의 퇴적과 침식 한글 작업은 감성과 탐구, 시간과 노동, 정신과 육체가 하나로 접속된 예다. 그렇게 계속해서 반복되는 행위와 그 행위가 만들어내는 화면 효과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지는 지층의 변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연마과정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다양한 효과들에 대해 추상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과 같은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작품구상에서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기법을 실험하고 제작 방법들도 터득해 왔을 뿐만 아니라 그 방법들을 체계적으로 다루는 과정에서 나름대로의 작업 방법론까지도 쌓게 되었다고 자랑한다. 그리고 그런 생활은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 다루기’로 이어지면서 자기 관리 능력을 키우게 되었고 갈수록 쉼 없이 ‘성장’하려는 의지가 더욱 굳어지고 있다고도 덧붙인다. 작품구상, 재료장만에서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그의 복잡한 작업은 한 마디로 불가사의한 ‘프로세스 미학’의 해설서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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