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전시

최아숙 '꽁치' 전

전시기간 : 202432.9(토)~3.17(일)


회화 

초대의 글

 꽁치, 환원주의 미학


  최아숙의 그림은 예술의 의미 혹은 역할이라는 것에 대한 질문부터 하게 만든다. 이는 작가 자신이 밝힌 생각과 이념의 부산물이기도 하다. 소통방식으로서의 예술의 의미 혹은 역할에 대한 사유가 파장을 일으킨다. 이런 점은 정보와 학습, 공감과 확산을 염두에 둔 작가의 의도기도 하며, 자신의 예술로써 캠페인에 나선 것으로도 보아진다. 작가의 화면은 단순 명료하다. 여백처럼 느껴질 만한 균일 색조 바탕 위에 꽁치들이 나열되어 있다. 단순히 누워있는 음식(정물)로서의 꽁치가 아니라, 살아 있음을 의미하는 세워진 꽁치들이다. 따라서 화면은 도마가 아니라 산 것을 정지시킨 화필의 도마다. 이렇듯 캔버스는 감상자의 눈과 의식을 집중시켜주는 요약된 공간이며, 더 이상 죽은 것을 칼질하는 도구로서의 도마는 사라지고 없다. 생존에 대한 견해, 나아가 작가의 환원주의적 내면이 링크시킨 메시지로서의 형상만이 퍼득이는 것이다.


  꽁치라는 형상의 완성도에만 매몰되면, 화가는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된다. 최아숙의 그림은 구상회화라기보다 작가의 생각과 이념이 투영된, 게슈탈트(Gestalt) 현상으로서의 관찰이다. 꽁치는 후면으로 밀려나고 푸른 바다가 전면에 떠오른다. 게슈탈트의 전환은 작가의 이념을 확인하는 순간 이루어진다. 예술은 일종의 인문학이다. ‘인문학의 임무는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고 설명하는데 유용한 담론을 생산하는’데 있다.1   자신의 예술을 통해 담론을 생산하는 일은 일종의 이타행위이다. 짝짓기를 위해 수컷이 노력하고 암컷은 선택하듯, 작가는 설득하고 감상자는 공감하는 것이다. 이 일은 결국 작가 자신을 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최아숙은 재미화가다. 스스로 작품 주제를 ‘환경’으로 꼽는다. 최아숙이 꽁치와 조우한 것은 미국에서 코로나로 인해 격리되고 나서다. 먹고 살기 위해 냉동실에서 끄집어낸 꽁치로부터 살아있는 듯한 은색 광채와 미끈한 형태미에 반했다. 도마 대신 캔버스에 꽁치를 눕혔다. 이 그림들은 딸과 친구들에게 굳!을 외치게 했다. 꽁치라는 오브제는 그러나, 바다의 기후지표종으로써 중요한 의미를 환기시켜주게 된다. 이런 사유의 확장에는 버클리대학에서 환경정책경영을 전공하는 딸 아연 양의 조력이 컸다. 딸은 버클리대학의 승인과 지원을 통해 버클리 아트동호회를 결성하기로 했고, 엄마는 서포터를 맡기로 했다. 그리하여 만들게 된 모토는 아트를 통한 환경운동과 사회혁신 운동이다. 


  작가는 말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염은 매년 돌아올 것이고, 폭우는 또 누군가의 삶의 자리를 날카롭게 할퀴고 지나갈 것이다. 기후 위기는 곧 전 인류 생존에 관한 문제”라고. 말은 공허로울지 모르지만, 작가는 행위를 처방했다. 그 한 방법이 해양쓰레기를 활용한 ‘아트사이클링’ 예술교육이다. 최아숙은 갇힌 예술가가 아니라, 비즈니스형 작가다. 자신의 꽁치 작품은 이미 ‘피쉬앤칩’사에 디자인 판권 계약을 마쳐둔 상태다. 미국에서 디지털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비영리아트법인 ‘KART NETWORK’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다국적 기업 아마존에서 디자이너로도 일하고 있다. 최아숙은 갇힌 예술가(순수예술가)들에겐 호기심과 질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미학적 진실은, 예술이란 인간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일 수도 있다는 점일 것이다.

즈음 갤러리 관장 송재진


1 유시민, 『문과남자의 과학공부』, 돌베게, p245



Kongchee(mackerel pike), The Aesthetic of Restoration

Choi Asuk's artwork raises questions about the meaning and role of art. It is a by product of the artist's thoughts and ideologies, as she delves into the significance and function of art as a means of communication. This resonates with her 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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